카구츠치
정령왕Kagutsuchi · 軻遇突智 — 파괴하는 불꽃의 왕
카구츠치(Kagutsuchi, 軻遇突智)는 일본 신화에서 가장 강력한 불의 신이다. 일본 창세 신화의 어머니 신 이자나미가 그를 낳다가 화상으로 죽음에 이르렀고, 분노한 아버지 이자나기가 십계검(十拳劍)으로 그의 목을 잘라 처치한 비극적 신이다. 그러나 그가 흘린 피와 시신 조각에서 수십 명의 신이 새로 태어났는데 — 화산의 신, 칼의 신, 광산의 신, 비의 신 등 — 이는 '창조와 파괴는 분리될 수 없으며, 죽음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'는 일본 신화의 깊은 우주관을 보여준다. 이름의 어원 'kagu(빛나는) + tsuchi(영령)'는 '빛나는 영혼'을 의미하며, 별명 '히노카구츠치(火之迦具土)'에서 알 수 있듯 불의 화신이다. 일본 전국의 화산·화재 진압을 담당하는 신사들에서 모셔지며, 가장 유명한 사례는 후지산 본궁 센겐 신사이다. 검은 가루(과거 화산 분출물)가 그의 신성한 흔적으로 여겨졌다.